유명 사진작가 전영광씨(블로그 닉네임 : 이그니마)가 tvN '알쓸신잡3'의 사진 도용에 대해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기분"이라는 심경을 토로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꽤 좋아하는 프로그램인데 '알쓸신잡3'의 제작진은 꼼꼼하게 이그니마 사진의 저작권 표기부분을 꼼꼼하게 자르고 방송에 사용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역사와 문학, 철학과 예술을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에서 어떻게 사진작가의 사진을 무단으로 도둑질을 해서 사용할 수 있을까요?
전영광 작가는 17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알쓸신잡3' 프랑스 파리의 페르 라세즈 묘지 소개 화면에는 제가 확인한 것만 5장의 제 사진이 도용됐다. 제 사진은 아니지만 몽파르나스 묘지 사진이 잘못 삽입되기도 했다. 방송된 에피소드도 의심스럽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사진 도용도 모자라서 몽파르나스 묘지 사진이 잘못 삽입이 되는 촌극까지, 너무 어처구니 없는 것 아닐까요?
전영광 작가는 '감성여행'을 담는 프리랜서 사진작가입니다. 블로그를 보면 '이니그마'라는 필명으로도 잘 알려져있습니다. 특히 프랑스관광청과 협업하는 등 프랑스 관련 사진으로 유명하죠. 그가 운영하는 네이버 블로그를 가보면 사긴, 기고 문의에 대해 이메일 주소와 연락처가 분명히 나옵니다.
감성사진 포토그래퍼 이그니마 네이버 블로그 : https://blog.naver.com/gloriousld/220192151356
전영광 작가(이그니마)는 "알쓸신잡 시즌3는 챙겨보지 않았는데, 우연히 (사진도용)사실을 알게 돼 다시 보기로 찬찬히 확인했다. 어떤 맥락으로 제 사진을 사용했는지 궁금했다" 라고 하며 "김영하 작가님이 피렌체의 영국인 묘지를 가셨더라. '왜 묘지를 가냐'라는 질문에 그 이유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아름다운 묘지로 페르 라세즈나 독일 묘지가 나온다"며 "페르 라세즈를 소개하는 약 40여초의 분량 동안 확인한 것만 제 사진 5장이 사용됐다. 사전에 어떤 연락도 없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전영광 작가(이그니마)는 "페르 라세즈는 프랑스에서 가장 큰 공동묘지다. 유명한 사람들이 대부분 거기 묻혀있다. 방문하는 사람마다 느낌이 다를 수밖에 없는 곳이다. 그런데 김영하 작가님은 제 포스팅에서 다룬 짐 모리슨과 쇼팽만 이야기하시더라"면서 "거기 오스카 와일드도 있고 발자크도 있다. 물론 작가라고 해서 작가의 묘만 찾진 않겠지만, 김영하 작가님은 문인이시고 피렌체에서도 시인 엘리자베스 브라우닝을 찾으셨다. 페르 라세즈에서 음악가만 찾으셨겠냐. 다른 문인에 대한 이야기나 페르 라세즈의 어디가 예쁘고, 길이 어떻게 됐다 같은 사전 지식이 있으실 텐데"라고 프로그램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알쓸신잡의 프로그램은 멤버들이 각자 지정된 장소에 가서 개별로 혹은 무리를 져서 여러 곳을 방문하고 저녁 시간에 모여서 여러가지 잡다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하지만 전영광 작가(이그니마)가 이야기를 했듯 수 많은 사람들과 유명인들이 묻혀있는 묘지에서 전영광 작가(이그니마)의 블로그에 직접적으로 언급했던 딱 두사람 (짐 모리슨, 쇼팽)에 대해서 어떻게 거기에 묻혔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들을 찾는지 등에 대해서 언급을 하는데 방송을 보면 자연스럽다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전영광 작가(이그니마)의 원 블로그 포스팅을 보면 페르 레세즈에 대한 설명까지 그대로 퍼갔다고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말 그대로 전영광 작가(이그니마)의 블로그 글과 사진을 Ctrl+C → Ctrl+V 한 것이죠.
전영광 작가(이그니마)는 "저도 여행지를 소개하는 방송 제작에 참여해봐서 대본이 있는 건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 이건 대본이 아닐까"라며 "가장 당황스러운 건 뭐 요즘 인터넷에서 이미지 찾아서 쓰다보면 들어갈 수도 있지만, 이렇게 긴 시간 동안 제 사진 여러장을 쓰는 건 처음이다. 안 걸릴 거라고 생각했는지 정말 궁금하다. 촬영을 준비하고, 대본 단계부터 제 사진이나 포스팅을 참고한 거라면, 제게 허락을 구할 시간도 충분했을 것"이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사실 대본단계부터 카피했다고 의심이 들기 때문에..
알쓸신잡3 도용된 사진
"'알쓸신잡' 측이 도용 사실에 대해 밝히고, 해당 문제에 대해 공식적인 사과방송을 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알쓸신잡3의 사진 도용 사건은 해당 사진 작가인 전영광 작가(이그니마)님이 사건을 직접적으로 인지해서 공론화가 되었지만 지금까지 이런식으로 저작권 따위는 무시하고 무단으로 수집, 카피해서 사용했던 것들이 얼마나 많았을까요?
현재 이 문제와 관련해서 전영광 작가(이그니마)는 클리앙이라는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고 많은 사람들이 댓글을 달고 있습니다.
클리앙 : 알쓸신잡에서 제 사진을 도용했습니다.
그리고 알쓸신잡3의 시청자 게시판도 이 사건을 인지한 많은 시청자들이 항의 글을 올린 상태이죠.
현재까지 알쓸신잡3의 제작진 공식 입장이 발표되었습니다.
아래는 '알쓸신잡3' 측 공식 입장입니다.
원작자와 사전 협의없이 사진을 사용한 점에 대해 작가님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금일 상황을 인지하고 즉시 원작자에게 직접 사과드리기 위해 연락을 취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에 대한 협의도 함께 진행할 계획입니다. 다만 프랑스 묘지 언급이 대본에 따른 것이라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며, 제작진의 가이드는 일체 없었음을 말씀드립니다. 알쓸신잡을 아껴주시는 시청자분들께 사과드리며, 앞으로 제작에 더욱 심혈을 기울여 좋은 프로그램으로 보답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왜 진작에 연락을 취하지 못했을까?
그냥 안했겠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기분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