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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숙명여고 쌍둥이 교무부장의 짜고치는 고스톱은 이제 그만

저는 고등학교 때 공부를 잘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고등학교가 제 인생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시기인 것을 뒤늦게 알았죠. 공부 조금 더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에 갔다면 또 지금과 다른 인생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싶죠.


아무튼 우리나라에서 교육과 관련해서 문제가 발생했는데요, 서울 강남구 숙명여고에서 문게가 된 것이 바로 정기고사 시험문제 유출 의혹입니다. 사실 그간 고등학교의 시험 문제 유출에 대한 이야기는 공공연한 비밀처럼 떠돌았죠. 이번 숙명여고를 둘러싼 시험 문제 유출 의혹은 올 7월 학원가를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되고 이야기가 새어 나왔습니다.



교무부장의 쌍둥이 딸이 2학년 1학기에 성적이 올라서 문과 이과 전교 1등을 했는데 기존 성적을 살펴보면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었다는 것. 즉 그전 쌍둥이의 딸 1학년 1학기의 성적은 각각 121등, 59등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두 딸의 아버지가 숙명여고 학교의 교무부장을 맡고 있었다는 것이 거론이 되어서 시험문제가 유출된 것이 아니냐라는 의혹이 일어났었습니다. 대학에 입학 할 때 정시 뿐만 아니라 수시로도 갈 수 있는데 고등학교의 내신 성적도 중요하죠.


숙명여고 문제 유출 의혹과 감사결과(자료  서울 교육청)숙명여고 문제 유출 의혹과 감사결과(자료 서울 교육청)


결국 일부 학부모들은 30일부터 학교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내신 비리를 중징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교무부장에서 물러난 쌍둥이 아버지는 딸들이 공부를 통해서 성적이 올랐다고 해명했습니다.

맞습니다. 교무부장의 해명대로 두 딸이 정말 정신 똑바로 차리고 공부 열심히 해서 성적이 올랐을 수 있습니다. 정말 소수이긴 하지만 마음을 다잡고 공부에 매진해서 극적인 성적 상승을 보여주는 학생들이 있죠.




하지만 단순히 성적이 올랐다고 해서 의혹이 제기되었을까?

숙명여고의 경우 서울 유명 일반고등학교에서도 입시 경쟁이 매우 치열한 학교 입니다. 즉, 쌍둥이 자매와 같이 극적으로 성적이 급 상승할 수 있는 가능성은 매우 작은 편이죠. 게다가 성적이 공부를 통해서 급상승했을지 몰라도 쌍둥이 자매 모두 동시에 전교 1등을 한 것은 너무 이상한 일입니다. 숙명여고는 강남8학군에 속하는 고등학교로 학원가 일부에서는 Big3로 분류할 정도. 전반적으로 학업 성취도가 높은 편이라 정말 한 문제 차이로 내신 등급이 벌어질 수 있고 수행평가 1점 차이로 등락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대치동 학원가의 관계자에 의하면 숙명여고 이과에서 1등을 한다면 서울대 의대는 따 놓은 당상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다들 민감하게 내신을 준비한다고 합니다. 상황이 이러니 숙명여고에서 극적으로 성적이 오를 것이라는 생각은 누구도 하지 않죠.



게다가 서울시교육청의 특별감사에 의하면 쌍둥이 자매의 아버지(전 교무부장)은 2016년부터 정기고사 출제 문제와 정답 등 관련 업무를 담당했으며 자녀가 속한 학년의 문제와 정답지를 총 6차례에 걸쳐서 검토하고 결제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다만 교무실에는 CCTV가 없어서 교무부장이 어떠한 방법으로 시험지와 정답을 단독으로 검토했는지 확인이 되지 않습니다.




쌍둥이 자매가 더욱 의심을 받는 이유는 문,이과로 나뉘기 전 2017년 1학년 2학기 수학과목 시험 중에서 1문제에 대해 시험 후 정답이 정정된 문제의 '정정 전 정답'을 나란히 적어서 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 뒤 2학년부터 문과와 이과로 갈라지면서 같은 시험 문제를 풀 일이 당연히 없었지만 이과로 진로를 잡은 딸은 6개, 문과로 진로를 잡은 딸은 4개 문제에서 정정되기 전 정답을 제출했다고 합니다. 

당연히 사람들은 이 부분에 대해서 의구심을 가질 수 밖에 없고 시교육청에서도 특별 감사 결과 시험 문제가 유출되었을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 결국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경찰에서는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휴대폰, 노트북 등을 입수 디지털포렌식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내신은 완벽한 보안 및 관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숙명여고 사건처럼 비리에 매우 취약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수시 비율이 80%에 달해 내신이 입시의 당락을 결정짓자 비리는 끊임없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공교롭게도 2018년 9월 모의고사가 전국적으로 시행.

쌍둥이의 모의고사 성적을 공개하라는 여론이 보입니다. 실제로 쌍둥이의 평소 모의고사 성적은 지난학기 기말고사에서 전교 1등을 한 성적과 다르게 다소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물론 내신 등수와 모의고사 등수가 같을 수는 없지만 차이가 생각보다 많이 난다면 사람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