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상태에서 차를 운전하다가 윤창호 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음주 운전자 가해자에게 1심 법원에서는 징역 6년을 선고했습니다. 과연 이 처벌이 합당한 처벌일까요? 1심 법원에서는 그렇게 생각했을지 몰라도 피해자 가족이나 여론은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윤창호 음주운전 가해자 징역 6년이 과연 합당한 결과인가?
윤창호 음주운전 가해자 징역 6년이 과연 합당한 결과인가
가해자 박씨는 2018년 9월 25일 새벽 운전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혈중알코올농도 0.181% 상태로 BMW 차량을 몰다가 부산 해운대구 미포오거리 횡단보도에 서 있던 피해자 윤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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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과정에서 박씨는 위험천만한 음주운전도 모자라 조수석에 탄 여성과 애정행각을 한 사실까지 재판과정에서 드러나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형사4단독 김동욱 판사는 13일 특정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박모(27) 씨 선고 공판에서 징역 6년을 선고했습니다.
김 판사는 양형의 이유로 "피고인의 업무상 주의 의무 위반 정도가 매우 중하고 결과도 참담하다. 피고인의 행위를 음주에 따른 자제력 부족 정도로 치부하기에는 결과가 너무 심각하다"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유족이 엄벌을 요구하고 있고 양형기준을 벗어나는 형벌을 정하는 것은 신중해야 하지만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엄벌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이미 성숙해 있어 엄중한 처벌은 불가피하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윤씨 가족과 친구들은 징역 6년이라는 판결에 대해서 "국민 법 감정에 맞지 않는 판결"이라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윤씨 아버지는 "사법부 판단을 존중하지만, 선고 형량이 국민적 법 감정이나 국민 정서에 맞는 형벌인지는 의문스럽다"라며 유감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그리고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인 경각심을 일깨우는 판결이 나오기를 기대했는데 거기에는 미흡했다"라고 하며 "우리 창호가 눈을 감지 못하고 떠나 안대를 씌워 보냈는데 엄중한 판결이 나왔으면 면목이 있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나타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도 이번 판결은 사건의 중함을 살펴볼 때 징역 6년도 솜방망이처벌이라는 느낌입니다.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치어 사람이 죽었는데 고작 징역 6년이라니요. 음주운전 처벌이 더 강해져야 한다는 것은 오늘 판결이 말해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윤씨와 함께 사고를 당한 친구 배모씨도 이번 판결에 대해서 "피해자 입장에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선고이다"며 "한 사람 꿈을 앗아가고 6년을 선고받은 것은 너무 짧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날 선고된 징역 6년형은 대법원 양형기준(징역 1년∼4년 6개월)을 초과한 형량이라고 하지만 처벌이 약하다는 여론은 더욱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단 검찰에서는 박씨가 반성하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며 구형량을 8년에서 10년으로 올렸습니다. 그리고 검찰은 "1심 형량이 가벼워 부당하다"며 판결문을 검토한 뒤 항소할 뜻을 밝혔습니다.
어찌되었든 윤씨는 떠났지만, 그의 희생으로 '음주운전은 범죄행위'라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것은 틀림없습니다. 윤창호 음주운전 사건으로 윤씨 친구들이 음주운전 처벌 강화를 요구하는 법률 개정을 요구했고, 정치권이 움직여 '윤창호법'이 국회 본회를 통과했습니다.
음주운전치사는 실수가 아닌 살인입니다.
윤창호법은 크게 음주 운전자 처벌을 강화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 개정안과 음주운전 단속 기준을 강화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2018년 11월 29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음주운전으로 사망사고를 낸 경우 처벌이 강화되었습니다. 애초엔 '징역 1년 이상'이었지만 개정 후에는 최소 '3년 이상, 무기징역'까지 선고가 가능하도록 바뀌었다고 하는데 징역 1년 이상은 정말 너무 약한 처벌이었죠.
그렇지만 이 법률은 2018년 12월부터 시행에 들어갔기 때문에 윤창호 씨를 숨지게 한 박씨에게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안타깝고 분하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그리고 특가법과 함께 '윤창호 법'으로 불리는 도로교통법 개정안도 2018년 12월 7일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2019년 6월부터 시행될 도로교통법 개정안은 음주단속 기준을 더 엄격하게 했습니다. 면허정지는 0.03% 이상(기존 0.05% 이상), 면허취소는 0.08% 이상(기존 0.1%)으로 단속 기준이 강화되었는데요, 제도는 제도이고 단속도 엄격하게 하고 시행도 잘 되어 음주운전자들이 줄어들었으면 합니다.